작가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존에 대한 물음을 탐구한다. 주변인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나'라는 존재의 의구심과 죽음 너머에 대한 질문은 조각의 안과 밖을 연구하고 여백을 살피는 방법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재료를 다루는 방식과 개인의 서사가 일맥상통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며 작업방식의 당위성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형의 시작은 루치오폰타나(Lucio pontana)의 ‘공간주의’를 참조하며 조각에 칼집을 통해 덩어리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확장한다. 한편으로 조각에 칼집은 아가미 역할을 하기도 하며 조각이 숨을 쉬며 이내 새로운 형태의 진화가 가능해진다. 또한 삶 이전을 대변하는 축경, 사후를 질문하며 시공을 담은 풍경조각을 실험 중에 있다. 이를 통해 매체적으로 불가능했던 다양한 풍경의 개념을 조각에 결합시키면서 단일조각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안민환
안민환은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 석사 졸업 후, 서울을 기반으로 내밀함이 묻어있는 서사를 통하여 입체를 다루며며 존과 실에 대해 사유하고 탐색한다.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을 나타내는 시각 기호를 추출하고, 현존하는 ‘신체의 유한성’과 뜨고 지는 ‘생애의 일회성’, 쉽게 축적되는 ‘일과적 행위’에서 오는 기시감의 형태를 불러내어 입체로 만든다. 입체를 이루는 물성(라텍스, 나무, 이끼, 우레탄폼)의 변주를 통해 평면과 조각, 생과 사의 간극을 끊임없이 가로지른다. 단체전 《대발생》(은평문화예술회관, 2023), 《Ten-sion》(So.one, 2022), 《머리 없는 몸과 백 개의 머리를 가진 여인들》(n/a, 2021), 《느슨한 연결구조》(공간형, 2020)등에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